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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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 3화

리메이크 3화 ‘뭐…. 대체 뭐야 이게…!’ [죽음 +1 증가!] 눈을 떠보니 다시 게이트 앞, 차가운 돌바닥 위였다. 방금 전까지 나를 집어삼켰던 어둠의 감각만이 생생했다. 그 뒤의 기억은 없다. 특정 거리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되는건가? 우리는 슬라임들을 처리하고, 다시 보스 슬라임과 마주했다. ‘어느 정도 거리까지 접근해야 저 암흑이 발동되는 거지?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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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 1화

내 이름은 ‘제로’다. 시작도, 끝도 아닌 그저 비어있는 숫자 0. 이름이 왜 ‘제로’냐고 묻는다면 나도 모른다. 한국에서 흔한 이름은 절대 아닌데, 절대로 좋은 이름은 아니다. 부모는 내가 태어나고 새벽 안개처럼 사라졌다. 덕분에 이런 시궁창 같은 현실에 살고있다. 이곳의 화폐는 ‘시길σ’이다. 내 수중엔 당장 내일의 목숨값을 걱정해야 .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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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만달리움 기관, 알파 섹터 게이트 A-12에 도착했습니다. 즐거운 여정이 되셨길 바랍니다.] 그들은 님버스 팟에서 내려 도심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거리를 조금 걸었다. 이곳은 최첨단 기술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었다. 건물 외벽에는 생생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고, 거리 곳곳에는 홀로그램 정보 패널과 함께 작은 정원이나 인공 개울이 조성되어 있었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도심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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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만달리움 기관, 제7연구소 생텀 “아직 시기상조야, 아벨.” 연구실 내부는 거대한 홀로그램 천체도가 희미하게 회전하며 내뿜는 푸른 빛 외에는 어둠에 잠겨 있었다. 그 빛을 등진 채, 창가에 선 키 큰 여성의 실루엣만이 보였다. 정갈하게 땋아 올린 포니테일이 어깨선 아래로 단정하게 떨어졌다. 그녀의 차분하고 지적인 목소리가 방 중앙, 에너지 필드 위에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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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7년 전 생츄어리 할시온 (Sanctuary Halcyon) 수정처럼 맑은 호숫가에는 스스로 은은한 빛을 내는 이국의 식물들이 부드럽게 흔들리고, 살랑이는 바람에서는 상쾌하면서도 달콤한 향기가 느껴졌다.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완벽한 풍경. 이곳은 RAS-0 등급의 안정성이 보장되어,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된 몇 안 되는 이상적인 크로노 딥스, 특히 신혼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었다. 넓은 호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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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이볼은 피로 물든 이빨을 드러내며, 세리아에게 쏜살같이 달려갔다. 퍽-! 세리아는 이볼의 공격을 피할 새도 없이 옆구리를 강타당하고,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갈비뼈 몇 대는 나간 것 같았다. 제로의 눈에선, 다시 한번 격렬한 푸른빛이 터져 나왔다. 쿠구궁- 동굴 천장 너머인지, 하늘에선 커다란 천둥소리가 이전보다 더 가깝게 연속으로 쳤다. 제로는, 땅을 짚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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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2022년 6월 12일 중국 구이린 미지의 동굴 시간 : 15시 30분 “여긴….” “와본 적 있나?” “네 프렉텔. 옛날에 한 번 와본 적 있습키킥! “?!” “제로!!” 제로 뒤에 쓰러져 있던 이볼이 달려들었다. “읏!” 장갑에서 스파크가 터지며 이볼의 복부를 강하게 강타했다. 또다시 주먹이 닿기도 전에 공기가 터지는 파열음이 이볼을 공격했고, 그대로 멀리 날아간 이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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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키킥! “?!” “제로!!” 제로 뒤에 쓰러져 있던 이볼이 달려들었다. “읏!” 장갑에서 스파크가 터지며 이볼의 복부를 강하게 강타했다. 또다시 주먹이 닿기도 전에 공기가 터지는 파열음이 이볼을 공격했고, 그대로 멀리 날아간 이볼의 몸은 더 움직이지 않았다. 다가오는 세리아와 장갑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이 장갑 무기 맞는 거 같아. 몸이 가볍고 에너지가 넘쳐!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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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지잉! “…?!” 일그러진 공간에서 한두 명씩 사람들이 나타났다. 제로는 사람이 다이브한 것을 처음 봐서 놀란 눈치였다. 검은색 기모노를 입은 노란 곱슬머리 남자가 기지개를 켜며 운을 뗐다. “으아아~ RQ는 꽁으로 먹는 게 제일 좋다는 말이야~” 턱수염이 인상적인 남자가 그를 살짝 치며 말했다. “먼저 와 있으신 분도 계시네요.” 노란 머리의 남자는 허리춤에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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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하얀색 빛은 제로의 눈을 비췄다. “?!” 제로는, 반사적으로 손전등을 쳐내고 숨을 헐떡였다. 주변을 살펴보니, 흰 가운을 입은 여성이 서 있었다. 가운데 달린 명찰엔 ‘엘비나’가 적혀 있었다. 그 옆엔 미간을 찡그린 채 굉장히 무서운 얼굴로 제로를 쳐다보는 미미가 보였다. 걱정되어 쳐다본 것인데 오해할 수 있는 표정이었다. 미미 옆엔 세리아도 보였다.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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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푸욱-! “?!” 검은 양복의 남자는 중심을 잃으며 칼을 던졌다. 칼은 멀리 도망가던 남자의 복부에 정확히 꽂혔다. 복부에서 피가 뿜어졌고, 뜀걸음은 점점 느려졌다. 이윽고 그 자리에 힘없이 쓰러졌다. 털썩- 제로는 쓰러지는 그를 보며, 눈물을 흘리며 호소하던 남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49번째 죽었다는 그 남자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때, 제로에게 잡힌 검은 양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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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도대체 이게 뭐야..” 남자의 흔적은 완벽히 사라졌다. 제로는 찬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가루들을 바라만 봤다. 고개를 푹 숙이곤, 제로 쪽으로 다가오는 세리아의 얼굴엔 숙연함이 드렸다. “아무래도 ‘사건의 굴레¹⁸’에 갇힌 거 같아. 우리가 구하지 않으면.. 이볼이 될 확률이 높아. 조금만 더 갔으면 됐는데.. 이 사람이 어디서 온 건지 알아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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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2021년 1월 9일 대한민국 서울 성수 대교 “헉!.. 헉..!” 난 얼어붙은 한강 위에 있는 성수대교 위를, 최선을 다해 달려갔다. 가파르게 흩어지는 입김은 내 거친 숨소리를 보여줬다. 왼쪽 도로엔 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었다. 차보다 빨라지고 싶었다. 검정 수트를 입은 녀석들은 뒤에서 날 쫓아오고 있었다. 쌩쌩 달리는 차들을 향해 소리쳤다. “살려주세요!!” 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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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대체 무슨..” 제로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속이 부글댔다. 자책했던 자신의 모습을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음산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에게 다가오는 남자를 유심히 살폈다. 왼쪽 팔이 비치자, 그는 멈칫하며 바라봤다. “팔… 팔이…?!” 오른쪽과 비교할 수 없는 크기의 왼팔이 땅에 질질 끌리고 있었다. 팔은 여러 살점이 규칙 없이 괴상하게 붙어있고, 커다란 근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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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좌표 떴어.” 칙칙한 어둠 속. 50대가 넘는 수많은 모니터가 방 안을 밝히고 있다. 모니터 사이에 앉아 그림자로 뒤덮인 남자는, 턱까지 오는 긴 머리의 실루엣만 보였다. 한 모니터에서 반짝이는 붉은 점을 보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출입문 앞엔 뒤로 완전히 젖힌 의자에 누워 왼쪽 손목시계 화면에서 밝히는 홀로그램을 바라보던 노란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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