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제로, 넌 죽은 상태야”
그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덤덤하게 말하곤, 제로의 반응을 살폈다.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제로는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KEF 학교에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학업에 열중했다. KEF 학교에 입학했던 것만으로 굉장한 커리어가 될 수 있었다. 졸업한다면 키퍼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세상에 많은 공헌을 하는 훌륭한 직업을 가질 수 있던 것이다.
그런 학교에 어렵게 입학하여 입학신청서를 제출하러 왔다가 죽어버린다는 건 제로에겐 믿을 수 없는. 아니, 믿기 싫은 소리였다.
순간 멀쩡히 숨 쉬고 있는 자신의 호흡부터 의심했다. 심장 소리에 귀 기울였고, 괜히 손가락을 접었다 펴기를 반복했다.
이해하지 말고, 받아들여라.
세리아가 했던 말이 맴돌았다.
“하하하! 놀래긴! 우리는 크로딥(크로노 딥스)에 공명기 없이 들어간 놈들은 다 시체들이라고 얘기하지. 크로딥은 죽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거든”
프리머의 호탕한 웃음소리는 차갑고 어두운 공기를 순식간에 편안함의 공기로 뒤덮혔다.
크로딥이 죽어서 들어간다는 이야기는 처음 접해봤다.
제로는 키퍼가 되기 위해 나름대로 공부와 자료조사를 많이 했다. 하지만 크로딥은 죽어서 들어가는 곳이라고 설명하는 내용들은 어디에도 없었다.
프리머는 짧은 머리를 쓸어 넘기며 말을 이어갔다.
“난 아벨이라고 한다.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겠지만, 조만간 알게 될 거야. 하나하나 말해주기엔 시간이 없다. 그나저나 파트너는 마음에 들어? 우리가 신중하게 결정한 건데”
“세리아요? 음.. 시끄러워요”
“푸하하! 세리아가 말이 좀 많긴 하지 그래도 실력이 좋아서 옆에서 배울 게 많을 거야”
“근데 여기가 대체 어디예요? 제가 왜 여기에 있는 거죠?”
“여긴 스코틀랜드에 있는 만달리움 기숙학교. 넌 선택받은 거고 적절한 시기에 초대된 거야. 말이 학교지 여기는 교육을 하지 않아. 너희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만 하고 있지”
스코틀랜드의 만달리움 기숙학교. 그곳은 비밀이 많은 곳이었다.
일반적으로 지원할 수 없고 특수한 방법으로 입학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학교에 관한 내용과 관련 기사, 자료들은 얼마 없으며, 오랫동안 불우이웃과 어린아이들에게 기부와 선행을 하는 곳으로는 유명하다.
학교 순위로는 현저히 떨어지지만, 키퍼 순위에는 만달리움 기숙학교 출신이 반드시 들어갔다.
조금 전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KEF에서 자신이 어떻게 이 멀리까지 오게 된 건지 의아했다.
그는 만달리움 기숙학교에 지원할 마음도 없었다. 그리고 더더욱 가르침이 없는 학교에는 있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
KEF 경력을 쌓아 훌륭한 키퍼가 되고 싶은 마음이었다.
제로는 단호하게 입을 뗐다.
“전 KEF에 다닐 거예요”
“누구던 KEF 에 들어가고 싶어 해. 꽉 막힌 놈들 밑에서 꼭두각시가 되려는 사람들은 특히 더.”
아벨은 KEF 학교 얘기에 예민했다.
제로에겐 와닿지 않는 이야기였다.
KEF에 고집부리는 제로는 자신의 아버지 때문이다. 그의 아버지는 13살에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췄다. 고등학교 땐, 수소문하며 아버지를 찾아다녔지만, 개미 발톱만 한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현시대에 가장 명예로운 직업인 키퍼가 되고, 출중한 실력으로 루미나⁷ 자리에 오르게 된다면 그땐 아버지를 찾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에겐 아버지와 반드시 이야기하고 싶은 말들이 있었다.
그의 목적을 위해선 KEF 졸업이 첫 번째 목표였다.
『 ⁷ : 루미나, Lumina - 키퍼의 여러 티어 중 가장 높은 티어 』
“저를 KEF에 다시 보내주세요”
“풉! 그렇게 원하면 네가 직접 가면 되잖아?”
아벨의 얄미운 눈빛은 제로의 신경을 긁어댔다.
“좋아, 내가 알아서 갈게요”
“여기서 KEF를 가겠다고 한 건 네가 처음이다! 갑자기 마음 바꾸지나 말라고~”
얄밉게 구는 아벨과 더는 이야기하기 싫은 제로는 자리를 박차 밖으로 나갔다.
복도에 나와 문을 닫자, 들어온 문 주변에 공간이 약간씩 일그러지고 있었다. 그러자, 낡았던 문이 깨끗한 벽으로 바뀌었다.
제로는 이제 이런 광경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교내에 있던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아래층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제로 뒤에서 걸어오던 세리아는 그의 등을 툭 쳤다.
“대강당에서 팀 선별이 있어.”
“팀 선별?”
“그래. 특별히 너한테만 알려줄게. 여기는 매년 크로딥에서 얻은 공명 지수⁸와 팀 공명 지수⁹를 합산해서 팀이 보류되거나, 팀을 재편성해. 물론 성적이 안 좋은 팀은 여기선 방출당해. 뭐, 방출돼도 수사대 소속으로 들어가면 그만이지만”
『 ⁸ : 공명 지수, Resonance Quotient, RQ - 약어 RQ라고 불린다. 크로노 딥스 내에서의 임무 성공률, 목표 달성 기여도(이볼 처리, 정보 회수, 좌표 안정화 등), 능력의 효율적 사용, 심리적 안정성, 그리고 팀워크 기여도(지원, 협동 점수) 등을 종합하여 산출한다.
⁹ : 팀 공명 지수, Team Resonance Quotient, TRQ - 약어 TRQ라고 불린다. 개별 팀원의 능력 합 이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다. 팀워크, 상호 지원, 역할 분담, 공동 목표 달성 등을 통해 상승하며, 팀의 생존력과 임무 성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
세리아는 똑 부러지게 설명을 잘 요약했다. 밑으로 내려가는 학생을 흘깃 보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
“그렇게 궁금해 미쳐 보이는 얼굴을 보이니 더 얘기해줄게. 키퍼는 크로딥 안에 나타나는 괴물들을 이볼¹⁰이라고 불러. 지수는 이볼 처리 및 임무 성공률과 기여도로 결정돼. 점수와 조율력¹¹이 높은 사람은 공식적으로 티어가 올라가. 난 1점도 없을 것처럼 연약하고 예뻐 보이지만, 50점이나 갖고 있어”
『 ¹⁰ : 이볼, Evol; Entropy-corrupted consciousness/VOLatile entity -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한 크로노 딥스 안의 정보가 균열되고 형태가 뒤틀려서 발생되는 노에틱 엔트로피 부패(Noetic Entropy Corruption - NEC) 현상과 개인의 의식 혹은 정신의 분열이 결합하고 충돌하여 나타난 괴물의 형태이다. 전염병처럼 퍼지진 않지만, 이와 같이 특수한 조건에서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난다. 』
¹¹ : 조율력, Attunement Power, AP - 키퍼가 능력을 최대로 발휘했을 때의 순간적인 위력 또는 에너지 출력 수준이다. 키퍼들에겐 강함의 정도가 된다. 』
공식적인 티어 집계는 정보처리 본부에서 합산되며, IKH 본부에서 매달 공식적으로 발표한다. 팀 단위의 점수는 오직 이 학교 안에서만 허용하는 범위였다. 제로는 팀 선별이란 질문에 많은 정보가 들어왔다.
한참 흥분하며 설명한 그녀는, 갑자기 풀이 죽어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지금 우리 팀 TRQ가 아주 낮지만.. 그래도! 방출은 안 될 거야! 난 아무한테나 이렇게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아. 네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같으니까 알려주는 거야. 고맙지?”
“..고마워. 근데 난 KEF로 돌아갈 거야.”
제로의 또렷한 빨간색 눈동자는 진심을 표현했다. 그녀는 혀를 내두르더니 입을 열었다.
“와.. 너 진짜 어이없는 애구나. 여기까지 와서 KEF를 가겠다고? 여기가 얼마나 대단한 곳인지 모르는구나? 거기다 우리 학교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프리머가 널 추천해서 들어온 건데 KEF에 다시 돌아가겠다고? 그래. 물론 나도 KEF에 수석 입학을 했었어. 예쁘지만 머리도 똑똑했지. KEF는 워낙 명성이 좋은 학교라 가고 싶은 마음은 어느 정도 이해하겠는데, 이런 학교에 초대받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데!”
제로는 의아했다. 기분 나쁜 충고를 하던 아벨이 자신을 추천했다면, 왜 KEF로 다시 가라고 한 건지 이해가 안 됐다.
그녀는 궁금증이 가득해 보이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제로의 답변을 기다렸다.
“KEF 졸업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야. 이런 중요한 기회를 날릴 순 없어. 어디로 가면 돼?”
“F1으로 내려가서 입구로 나가. 거기서 양쪽 커다란 벽을 따라 내려가면 돼. 그러면 마을이 나오는데.. 아니! 정말 갈 생각이야?”
고개를 끄덕이는 제로는 고맙다고 말하며, F1으로 내려갔다. 여기엔 안내데스크가 있었고, 여성 3명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문 앞에는 문지기 2명이 양쪽으로 서 있었다.
로비는 꽤 넓었다. 5개의 사람의 건축물이 인상 깊었다. 출중한 조각가가 만든 게 틀림없다. 아래엔 연도와 설명이 쓰여 있었지만, 지금 제로에겐 이런 게 중요하지 않았다.
대리석 바닥으로 된 바닥을 걸어가며 입구를 나왔다.
나오자마자 거센 바람이 몰아쳤다. 주변엔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강하게 들렸고, 하늘은 비구름이 잔뜩 껴 당장이라도 비가 쏟아질 거 같았다. 커다란 학교는 외딴섬에 지어진 중세 시대 성을 연상케 했다. 뒤를 돌아 학교를 보니 산처럼 컸다.
세리아가 알려준 데로 내려가려고 할 때, 제로는 자신의 앞에 있는 광경을 보고 아주 놀랐다.
“저기까지 가야된다고..?”
세리아의 말대로라면 얼마 걷지 않고 마을이 있어야 했다.
내려가는 길은 흙으로 쌓아놓은 장엄한 벽이 둥근 원형을 그리며 밑으로 가는 길이 이어졌다. 며칠은 걸어야 육지를 건널 수 있는 다리에 도착할 듯했다.
다리에 도착하면 육지까지 이어진 다리를 건너야 했다. 다리는 끝도 없이 길었다. 비구름 때문에, 긴 다리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적어도 며칠은 걸어가야 했다.
제로는 아벨과 했던 대화를 떠올렸다. 이럴 줄 예상하고 마음 바꾸지 말라고 얘기 한 건가.. 아벨에게 한 방 먹었다.
KEF 졸업은 제로의 꿈이었다. 자신의 꿈을 지키기 위해서는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세리아는 지하로 내려가 커다란 문을 열고 대강당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들이 잔뜩 있었다. 한식, 양식, 일식, 중식 등 각국의 수백 가지 음식들이 아주 긴 책상에 나열되어 있었다.
천장은 끝도 없이 높았으며, 조명이 아닌 횃불들로 어두운 그림자를 밝히고 있었다.
수백 명의 학생들은 웅성거렸고 세리아는 빈자리를 찾아다녔다.
밖에선 천둥소리가 들렸다.
문득 KEF를 간다고 당당하게 얘기했던 제로가 떠올랐다.
‘진짜.. 사람 귀찮게 만든다..’
그녀는 제로가 좋지 않은 날씨에 며칠이나 걸리는 곳을 걸어간다는 건 터무니없는 짓이라 생각했다.
팀 선별까진 30분의 여유가 있었다.
그녀는 정문으로 올라갔다. 밖으로 나오니 다행히도 비는 내리지 않았다.
이제 막 출발한 건지, 제로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소리치며 제로에게 달려갔다.
그는 걸음을 멈추고 달려오는 세리아를 바라봤다.
어느덧 그의 눈앞엔, 어여쁜 세리아가 숨을 몰아쉬며 호흡을 정리했다.
“너 진~짜 무모한 짓 한다는 건 알고 있니?! 여기서 걸어가려면 일주일은 족히 더 걸릴 수도 있어! 먹을 것도 하나 없고.. 비실비실하게 생겨서 어딜 가겠다는 거야?”
그녀의 몰아치는 잔소리에 제로는 입구 앞에서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한 것을 입 밖으로 내뱉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멀리 있는 줄 몰랐는데.. KEF로 가는 지름길은 없어?”
세리아는 이런 거리를 직접 보고도 KEF에 가려는 그의 모습에 혀가 찼다.
“가는 건 말리지 않아. 근데 이제 막 키퍼가 됐는데, 어딜 간다는 거야!”
제로는 세리아의 말을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
키퍼의 자격은 KEF를 졸업해야 얻을 수 있다. 혹은, 매년 열리는 ‘모틀락의 심장’이라는 키퍼 시험을 모두 통과해야 가능한 일이다. KEF 졸업 없이는 대부분 통과가 힘들다고 봐야 한다.
아직 입학도 안 한 제로가 키퍼의 자격을 얻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내가 키퍼라고? 정말이야?”
“그래 멍청아! 여긴 아무나 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여기에 왔다는 건 키퍼의 자격을 공식적으로 얻었다는 소리라고!”
“정말로? 내가 키퍼라고? 그런 건 진작 말해야지!”
“말하기도 전에 가버린 게 누군데? 네 뒤통수에 대고 얘기하니?! 어디서 큰소리야! 가고 싶으면 가! 난 하나도 걱정 안 돼! 그리고 너. KEF에 가려면 키퍼의 자격도 정식으로 철회하고 가야 하는 거 알지? 키퍼 따위 필요 없으면 그렇게 해! 신경 안 쓸 거니까!”
세리아의 포니테일이 흔들리며 크지도 않은 목소리로 외쳤다.
상당히 열 받은 상태라는 건 누가 봐도 명확했다.
그녀의 말대로 KEF 입학하기 위해선 키퍼의 자격을 철회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시간도 걸리고, 철회된다면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은 없어진다. 매년 열리는 모틀락의 심장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제로는 바보가 아니었다. 자신이 가야 하는 길이 어딘지 확실해진 것이다.
“안가! 팀 선별은 어디야?!”
“따라와!”
대강당에 크고 기다란 창문 사이로 널찍한 바다에 출렁이는 파도가 인상적이었다.
창문 위에는 역대 총장들의 초상화가 걸려있었고, 횃불에 비친 샹들리에는 고급스러운 자태를 뽐냈다.
2층 대기석엔 노랑머리 남자가 왼쪽 허리춤에 긴 칼을 꽂고 서 있었다.
그 옆엔, 턱까지 오는 긴 머리에 짙게 내려온 다크써클. 하얀 피부의 마른 남자가 서 있었다. 둘이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노랑머리의 남자는 손에 들고 있던 쏘떼른 와인 한 모금을 마시며 말했다.
“이번 1위가 누가 될지 궁금하네..”
“키히히.. 난 그것보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꼬마가 기대되는데?”
“아벨이 추천한 놈 말하는군. 아벨 선택으로 들어온 신입은 10년 만이지? 저 신입을 포함하면 총 2명이네”
“아벨의 선택은 항상 옳아. 신입은 강한 놈이야 키히히”
수많은 인파 속에 실력 있는 높은 티어들, 고위층의 사람들과 만달리움 기숙학교의 관계자들 등 각국에 내놓으라 하는 유명인들도 상당수였다.
1층엔 세리아와 제로도 나란히 앉아 단상 옆의 커다란 홀로그램을 바라보고 있었다.
첫 번째 순서는 작년의 1위부터 3위까지의 발표였다. 2위와 작은 점수 차로 1위가 된 베니쉬는 수백 명의 박수를 받으며 상을 받았다.
커다란 홀로그램엔, 1위부터 100위까지의 목록이 있었다. 이들은 파라곤¹²이라고 불렸다. 수상자들은 등수가 조정됐다.
『 ¹² : 파라곤, Paragons - 키퍼 통합 TOP 100위 안에 속한 키퍼들을 부른다. 』
두 번째 순서는 팀 순위였다. 1위는 2년 연속 ‘그린이버’에게 돌아갔다. 이번엔 2위 팀 ‘슬러그’가 1위에게 바짝 따라붙었지만, 300점 이상의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순위에 밀려났다.
세리아는 자신의 팀 ‘다이 긴다’가 방출명단에 오른 것을 보고 크게 낙심했다.
방출명단에 올라가면, 팀은 자동으로 해체되고 신규 팀 선별 목록에 올라가게된다. 팀명을 지은 세리아는 그 팀의 리더였다.
제로는 그녀의 팀 이름을 보고 ‘다이긴다’는 웃긴 이름이라고 ‘이긴 적은 있는 거야?’라고 눈치 없이 물어본 덕에 이마에 강한 꿀밤이 박혔다.
세리아는 팀원들을 보고 울먹였다.
제로는 이마가 벌겋게 부어오른 채로 홀로그램을 바라봤다.
단상 위에 있던 점잖은 양복에 트렌디한 선글라스를 쓴 사회자가 팔을 활짝 펼치며 입을 열었다.
“자! 이번엔 팀 선별입니다! 이번 선별에선 신규 팀이 7팀이군요! 소문에 의하면, 신규 팀 편성에 만달리움 관계자분들이 꽤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합니다! 명단을 공개합니다!”
모두가 기대하는 팀 선별이 시작됐다.
팀 선별 외에 신규 팀 선별은 만달리움 학교의 관계자들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신입 인원들을 초대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번연도엔 특히 신규 팀 선별을 기대하는 이유는 실력 있는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제코¹³가 3명이나 편성됐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제로였다.
『 ¹³ : 제코, Generation echo, G-echo - 새로운 세대를 개척해 갈 수 있는 높은 가능성을 가진 루키들을 지칭한다. 』
사회자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홀로그램 화면은 팀 선별 인원 명단들이 공개됐다.
그곳엔 세리아와 제로의 이름도 적혀있었다. 세리아가 신규 명단에 들어가는 건 이번이 3번째였다.
새로 들어온 인원들이 대다수로 편성됐다. 신규 팀은 기본적으로 팀이 유지되기 위해 TRQ 100점이 기본점수로 들어간다.
“자~! 신규팀 편성 첫 번째 팀을 공개하겠습니다!”